Paris : 둘째 날과 셋째 날


12.28~12.29




여행 초반에 자주 들었던 노래 중 하나. 




사크레 쾨르 대성당에 가기 전 아침 먹으러 가던 길. 
몽마르뜨는 생각과는 달리 조용한 동네였고 깔끔한 주택들이 많았다. 
주택가 골목으로 들어오기 전에는 아기자기한 가게들도 꽤 보였다. 




marcel
에그 베네딕트와 프렌치 토스트의 비주얼에 매료된 나와 너. 
둘은 한 마음으로 이곳을 찾았다. 




프랑스의 '프렌치' 토스트는 정말 이제껏 먹어본 프렌치 토스트 중 가장 맛있었다. 
어떻게 여기다 카라멜 시럽을 뿌릴 생각을 했을까요? 
정말 멋진 사람들이야. 




바나나 안 좋아하지만 팬케이크 같은 것들에 곁들여 나오는 것은 꼭 먹는다. 
그래서 여기서도 다 먹어버렸다. 
근데 이거 지금 보니까 서촌 키오스크의 토스트가 떠올라. 
아직 안 먹어봤는데 방학 끝나기 전에 가서 먹어보고 비교해봐야 겠다. 




그리고 여기 잘생긴 오빠가 일하고 있어요. 
(프랑스 생각보다 잘생긴 남자 없었음.)




다 먹고 걸어 올라가다 보니 드디어 몽마르뜨 언덕의 사크레 쾨르 대성당이다. 
내가 싫어하는 관광지의 기운이 뿜어나오고 있어. 
겨울에도 이 정도면 여름엔 도대체 얼마나 붐비는 거죠?




줄 서는 거 너무 싫어서 내부는 볼 생각도 안 하고 먼저 내려와서 앉아 있었다.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 이날은 정말 구름 한 점 없이 하늘이 맑았다. 
돌이켜 보면 이날 가장 날씨가 좋았다. 아니 유일하게 좋았던 날이다. 
하지만 자꾸 해가 사라지는 바람에 가만히 앉아 있으니 너무 추웠다. 




겨울의 회전목마는 어딘가 쓸쓸한 구석이 있단 말이지. 
내가 싫어하는 무드야. 




근처에 아페쎄 아울렛 같은 곳이 있다고 해서 가봤다. 
하지만 그닥 선호하는 브랜드도 아니고 
별로 가격 메리트도 없어 보이길래 휙 보고 나왔다. 
20살 때 같았으면 하프문이라도 샀겠지만 요즘은 너무 흔한 건 싫다. 




이제 백화점 구경 가자! 하고 돌아 나오던 길. 
파리는 정말 거의 모든 건물이 다 이런 식이었다. 
다 최소 100년은 돼 보이구요. 




걷다 보니 약간 복합 문화 공간 같은 곳이 있어서 들어가봤다. 
전시도 하고 엽서도 팔고 책도 팔고 밥도 팔고 빵도 파는 그런 곳이었다. 
층계가 예뻐서 한번 올라가봤는데 저렇게 빛이 참 예쁘게 들더라. 




여기가 나름 파리의 환락가(?) Pigalle. 
이 부근 곳곳에 섹스숍이 있었고 업소 같은 곳들도 보였다. 
대낮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별거 없고 그냥 조용- 하던 곳.  
아 그리고 Pigalle이라는 이름은 '피갈레'라는 의류 브랜드로 알고 있었는데 
현지에서는 '삐걀'에 가깝게 발음하는 것 같았다.




몽마르뜨에서부터 몸이 얼어 있기도 했고
걷다보니 은근히 스며드는 추위에 덜덜 떨며 도착한 라파예트. 
들어오자마자 중국인들이 왜 좋아하는지 단번에 이해했다. 
화려의 극치야. 




그 유명한 (한국에선 철수한) 피에르 에르메. 
여기 파리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라뒤레보다 맛이 낫다는 이유로 선택했다. 
정확히 기억이 안 나지만 마카롱 하나에 3000원 좀 넘었으려나? 
작은 상자를 선택하면 총 7개를 고를 수 있었는데 
트러플이나 캐비어 마카롱은 다른 것들보다 조금 더 비쌌던 것 같다. 




감기 안 걸리려고 과일까지 챙겨 먹었다. 
오샹에서 샀던 핑크 레이디 사과는 우리나라 사과랑 맛이 거의 비슷했다. 




그리고 마카롱 개봉! 




더 비싼 트러플 마카롱은 작은 상자에 별도로. 
마카롱은 그 명성에 걸맞게 정말 맛있었는데
특히 재료의 맛이 마카롱 안에 풍부하게 살아있다는 점이 너무 놀라웠다. 
가장 인상적인 마카롱은 단연 트러플과 장미. 
특이한 맛이 제일 강력한 법이긴 하지만 맛도 아주 좋았다. 
그 재료들을 어떻게 이런 식으로 풀어내는 건지 정말 경이로울 따름. 




다음날 아침 겸 점심은 마레 근처에서 먹기로 결정했다. 
그 근처에는 정말 많은 식당과 카페가 있어서 좀 고민을 했는데 
아보카도가 들어간 샌드위치 사진이 너무 먹음직스러워 보여서 
원래 가고 싶었던 곳 대신 paperboy로 향했다. 




메뉴판을 한참 노려보다가 
달걀, 연어, 아보카도가 들어간 샌드위치 선택했다. 
하나 하나 뜯어보면 다 맛있는 것들인데
셋이 합쳐 놓으니 뭔가 조화가 안 되는 느낌이었다. 
셋 중 누구의 탓이니? 
아님 소스의 문제니? 




어쩜 이렇게 질서정연하게 세워놨는지. 
파리의 골목은 듣던 것과는 다르게 전혀 지저분하지 않았다. 




15분? 20분? 살살 걷다보니 퐁피두센터가 보였다. 
1학년 때 건축 교양 수업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된 곳인데 
이렇게 시간이 흘러 흘러 실제로 가보는 날이 찾아왔네요. 




퐁피두센터 앞에서는 이렇게 대형 비눗방울이 계속해서 만들어졌고   
그 사이를 꼬마들이 비집고 다니며 뛰놀고 있었다. 
역시 애들은 비가 와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이게 입장권 사는 줄인가 했는데 
그게 아니라 입장 전 짐 검사를 하는 줄이었다. 
막상 들어가니 매표소 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여기도 그렇고 파리는 정말 어딜 가나 짐 검사를 했는데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거겠지 싶으면서도 
나중에는 가방 열어 보여주는 게 번거로워서 슬슬 짜증이 났다. 
아 느그들 사이 좋게 좀 지내봐... 




바깥에 줄 서서 기다린 시간이 꽤 길었기 때문에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팠다. 
그래서 입장 전에 서점으로 들어가서 한참 앉아 있다가 나왔다. 
전시를 보기 전부터 지쳤으니까 이렇게 쉬어줘야 해요. 




일단 제일 윗층 전시부터 보고 하나씩 내려오는 게 좋다고 해서
들어가자마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쭉 올라갔다. 




이때도 하늘 예뻤네. 
바람이 많이 불어서 그런지 구름이 한껏 몰려왔다가도 어느새 물러가기도 하고. 
그렇기에 시시각각 달라지던 파리의 하늘이다. 




저 멀리 에펠탑이 쪼꼬맣게 보인다. 




여기 말이에요. 





"Neither visible nor invisible."
현대미술은 정말 이 작품 하나로 설명 가능한 듯. 
이렇게 막연한 것들이 많아서 정말 봐도 봐도 모르겠다.   
작가의 의도를 알기도 힘들고 그저 보는 사람의 해석에 달린 것 같은... 
어떻게 보면 아주 단순한데 어떻게 보면 끝도 없이 복잡해지기도 한다. 




미술관은 규모가 굉장히 커서 다 보고 아랫층으로 내려갈 때쯤 되니 밖은 어두워져 있었다. 
주황색 불빛이 참 에쁘단 말이지. 
홀로 똑 떨어져 있는 환풍구는 지금 보니 왠지 귀엽다. 




중간층 정도에 있었던 비블리오떼끄.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로 빽빽이 들어차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도 파리에서 공부하는 학생이었더라면 여기서 랩탑 좀 두드리고 있었을까? 




거의 다섯 시간을 물 한 모금 안 마시고 둘러봤더니 진이 빠지고 당이 떨어져서 
결국 가토 쇼콜라와 물을 사서 카페테리아에 자리를 잡았다. 
근데 저거 생각보다 너무 맛있었다... 
미술관에 딸린 카페에서 파는 디저트 클라스. 
디저트의 본고장 인정합니다. 




친구가 성적 확인 후 절망하는 모습을 보고 
살짝 고민하다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내 성적도 확인했다. 
결과는... 정말 이제껏 받아본 것 중 최고로 잘 나온 성적에 행복해 미칠 뻔. 
스트레스 받고 잠 못 자고 살 쭉쭉 빠져가며 학교 다닌 보람이 있었다. 
너무 좋아서 한국에 있는 가족한테도 바로 캡쳐해서 보내줬다. 
이때 진짜 힘들고 피곤했는데 갑자기 엄청 힘이 솟아났지요. 
사실 복학 후 첫 학기라 많이 걱정했는데... 
다음 학기는 0.2 더 올려보는 걸로. 




퐁피두에서 숙소까지는 버스로 한번 환승을 해야 해서 오페라에 내렸는데
역시 밤에 보니까 훨씬 더 예뻤다. 
그래서 굳이 정면샷을 찍겠다고 그 앞까지 가서 셔터를 눌렀다. 




프랑스 마트의 과자에 대해서는 할 말이 참 많은데요. 
일단 한 마디만 하자면 우리나라 제발 이런 것 좀 따라해봐. 
사실 프랑스 빵은 이것저것 먹어봐도
요즘 우리나라 개인 빵집 수준이 많이 높아진지라 
딱히 더 맛있다는 건 못 느꼈는데 (물론 파바 따위와는 비교 불가) 
마트 과자에서는... 엄청난 격차를 맛보았다. 
아 도대체 언제쯤 따라갈 수 있을까요? 




너무 피곤했던 하루였기에 마트표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우고 마무리. 
그런데 저 우유와 사과, 샌드위치는 전부 그냥 그랬다. 
사과는 빨간 게 훨씬 맛있었고 우유는 이 이후에 먹은 것이 아주 맛있었다. 
그건 아마 다음 글에 등장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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